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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버블시대의 동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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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연E 2019. 12. 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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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츠바사, 세인트 세이야, 사무라이 트루퍼가 유행했던 버블 경제 절정기 이야기.
(조금 더 끌자면 유유백서, 슬램덩크까지. 실제로는 버블 붕괴 후에도 2년 정도 버블 상태가 지속되었다고 한다.)
이렇다 할 상업 BL이 없었고 지금처럼 장르가 세분화되지 않았을 뿐더러 인터넷도 여의치 않았던 그 시대를 이끌었던 것은 일부 오오테 서클이었다. 오자키 미나미, 코우가 윤, CLAMP 등 유명 작가들이 활발하게 동인 활동을 하던 시기도 이 때.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유복했고, 동인 활동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던 그 시대에 동인 활동만으로도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이들의 꿈같은 이야기를 일부 발췌하여 소개해본다. 2ch이라 주작이 섞여있을 수도 있는 점 감안하여 읽어주시길.


26 :
동인 버블과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구매 전문이었던 친구(남)가 떠오른다.
모 일류 기업에 다니던 친군데 여름&겨울에 받은 보너스(버블이었기 때문에 가볍게 몇백만엔)를
전부 코미케에 쏟아부었대. 차에 동인지를 싣고 가던 중에 타이어가 펑크나 버렸다나.
 


30 : 
하드 커버 동인지는 언제까지 나왔어? 
내가 본 건 슬램덩크가 마지막이었거든.
쓸데없이 호화로운 책을 만들 정도로 경기가 좋았던 건 그쯤까지라고 생각해.



31 : 
괴상한 책은 캡틴 츠바사 때 많았지. 
표지를 열면 센서가 반응해서 오르골이 울리는 책이라든가.



36 : 
그 오르골 책, 전 페이지 2도 인쇄 아니었어? 
오르골 뿐만 아니라 향까지 나는 책이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서클은 버블의 화신같은 곳이었던 것 같아. 
서클이 해산했을 때 산더미처럼 쌓인 꽃다발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49 :
당시 오오테 서클에서 판매 도우미 했었는데 그립네요, 동인 버블...
책 표지는 하드 커버, 본문은 110k의 고급 용지에 컬러 인쇄, 특수 용지, 권두 풀컬러는 당연했음.
선물은 명품, 유명 제과점의 과자, 만엔 정도는 할 것 같은 화려한 꽃다발 등. 선물만 3~4상자는 반출했네요
겨울 코미케엔 모피 코트에 전신 명품으로 휘감은 오오테 작가분들이 잔뜩 있었어요.
그러고보니 맞춤 에이프런을 입고 일했었군요ㅋㅋㅋㅋ
(주: 도쿄빅사이트가 아닌 도쿄국제견본시회장(통칭 하루미)에서 코미케가 열렸던 시절의 이야기. A관은 오오테들로만 채워진 곳이었다고.)



79 : 
하드커버는 세인트 세이야까지가 많았던 것 같아. 
트루퍼는 게스트를 잔뜩 부른 책은 많았지만 하드 커버는 별로 못 본 것 같고. 
이 땐 한 권에 1500엔, 2000엔이 당연한 시대였지. 
오오테들의 의상도 대단했지만 사는 사람들도 피로연 드레스같은 걸 입는 게 유행했어. 



104 : 
클램프의 *팬티 세트(웃음)를 산 친구가 있었지..
(주: 클램프 동인지 笑点5의 패키지. 동인지+비닐 파우치+팬티(!)가 세트였음)

동인 버블 시절 상당한 오오테였던 사람이랑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책은 팔 때 계산하기 쉽도록 1000엔 단위, 매상은 신간을 반입했던 박스에 던졌대. 
판매 도와준 사람들의 몫까지 돈을 내고 해외여행 다녀온 적도 있다고...

아, 당시 디스코장을 통째로 빌린 파티도 유행했어. 팜플렛만 2000엔 정도. 



120 :
버블기 하면 떠오르는 에미쿠리(えみくり)의 파티. 
오오테들끼리 여는 파티는 많이 있었지만 
자기네들이 덕질하는 원작의 공수 성우를 파티에 초대,
원작 애니의 애니메이터를 기용하여 만든 동인 애니메이션(+성우 더빙 포함) 상영
칸사이에서 열렸음에도 참가인원은 1000명 단위...라는 걸 여성향 단독 서클에서 한 건 드물거야. 
그것도 유행물이 아닌 미스터 아짓코였다는 게 참
(주:자신들의 생일 파티를 오사카의 대형홀에서 11:00, 14:30, 18:00 3부 구성으로 개최한 적도 있다고)



126 : 
>120
에미쿠리는 CD도 만든 적이 있었지..
아짓코 성우 둘 데려다가 만든 부재중 전화 메시지엔 뿜었다 



130 :
당시의 나는 '댄스 파티나 생일 파티를 주최할 수 있는 사람=오오테'라는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야.
성우를 기용한 CD를 내는 것은 잘 나가는 오오테라면 당연하다는 생각까지 했었어.

 

141 :
코미케 끝나고 가는 길에 친구랑 "홋카이도 가고 싶다"라는 얘기를 하다가
그날은 호텔에 묵고, 다음날에 홋카이도로 날라서 2주 동안 홋카이도를 여행한 적이 있어.
남은 돈으로 바이크를 사고, 그 남은 돈으로 흥청망청 놀았지.

....고등학생 때 말야.



159 : 
오지로구미는 캡틴 츠바사 때 번 돈 덕분에 노후까지 넉넉하다고 들었어.
더이상 일할 필요가 없다더군. 
(주 : 캡틴츠바사 오오테 おぢろう組. 쓰레기 봉지에 매상을 넣었다가 실수로 쓰레기통에 버린 적도 있다고)



190 :
저는 2,3년만에 수천만엔 벌었어요. 동인은 결혼하고 그만뒀습니다.
진짜 오오테는 억 단위로 벌었을지도?



218 :
댄스 파티는 (오자키) 미나미님의 첫 서클 해산 기념 파티가 최초 아니었을까
금색 특수지에 검은색&빨간색으로 박찍기. 풀컬러 페이지가 포함된 팜플렛이었어.

  

219 : 
코우가 윤의 자전 격 책인 CYCLAND(아마존재팬 링크)를 봤는데
오오테가 이미 존재하는 장르에 들어갈 때, 유명 게스트들을 마구 모은 다음
수백 페이지의 책(당연히 표지는 풀컬러)을 몇천부씩 만들어 무료 배부하는 방법으로 오오테가 됐대.
역시 코우가 윤. 스케일이 다르군.



233 : 
버블 시대에 번 돈을 구체적으로 써 봅니다.
책 한 종류 팔아서 1500만엔.
인쇄비 기타 잡비 다 빼고 천만엔...정도



274 : 
하루미 A관 시절
은행원을 회장에 불러서 수천만엔의 돈을 그 자리에서 세어 가져가게 한 건 
오자키 미나미 선생이었던가? 



309 : 
버블기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만다라케나 K-BOOKS에 가서 2,3권 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너무 대단해서 지금의 오오테들이 비참해보일 정도라니까요(웃음)
구별하는 법은

1. 두께가 3cm정도 된다
2. 디립다 크게 박아놓은 금박 글씨
3. 열어보지 않아도 색색의 특수지를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정도면 확실합니다.



458 :
클램프가 (동인)후반에 3만부 찍었다는 건 들었어. 이거 진짜.
부스 지나가다 들은 얘기거든. 
그때 당시 정말 대단했으니까 납득이 가더라.
하루 종일 팔아도 줄이 끊이지 않았으니까 말야.


  
461 할멈: 
모 씨는 동인 팬클럽 뿐만이 아니라 개인 샵까지 가지고 있었지
아오야마에 수천만엔은 될 것 같은 가게를 "응 사버렸어"라고 가볍게 말하더구먼
캡틴 츠바사 재판을 8000부 찍었으니까 최전성기 신간 초판 3만도 거짓부렁은 아닐겨
외제차뿐만 아니라 전용 운전수도 뒀었어
나같은 쫄따구가 그 차에 탔을 때 얼마나 긴장했던지
할멈의 그리운 회상록이랑께...  



466 : 
가윤은 夜嬢帝国 No.3 (88년 5월) 냈을 때 이미 1만부였을걸



469 : 
아오야마의 샵이라면 코우가 윤이군요. CYC말이로군요. 회원이었어요w



470 : 
에미쿠리가 아짓코 관둘 때
"만오천부밖에 안 팔리는 장르따위 관둘래"
라고 말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



474 : 
코우가 윤은 원래 부잣집 따님이었어. 
MY샵, 어시스턴트 데리고 1개월 하와이 체재 등 돈을 마구 썼지만 
그 생활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 있었지. 그땐 팬이었어.
마찬가지로 잘나갔던 T무라 M유키(주: 田村みゆき타무라 미유키. 서클명 YAROW Co.)는
졸부 티 팍팍내며 쓸데없는 쇼핑만 했지만.



478 : 
할멈 부활이여
가윤님은 그렇게 잘난 부잣집 따님은 아니랑께...중산층이었지
예전부터 물욕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었어
그런 점에선 통 크고 까칠하지 않은 분이었다우

신간 같은 건 언제나 2부씩 공짜로 줬었지
내 몸은 하난데 왜 2부냐고??
그게 아직까지도 수수께끼여...



539 : 
제 대학 동기는 30대 누님입니다.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그녀는 세인트 세이야, 캡틴 츠바사, 사무라이 트루퍼 동인을 했다더군요.
그런 그녀의 집에 놀러갔을 때 어머니가 해주신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아버지가 애인한테 갔으면서 이혼도 안 해주는 바람에 돈을 부쳐주지 않았대요. 
그녀의 오빠는 의대 지망이었지만 포기하고 취직하겠다고 했죠. 
그 때 그녀가 동인으로 모은 저금통장을 들고 와서는 "내가 학교 보내줄게"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오빠와 여동생 대학 보내고, 생활비도 보내주고, 그들의 결혼 자금까지 전부 동인질해서 번 돈으로 충당.
트루퍼를 마지막으로 동인 활동을 접고 결혼해서 애를 낳았어요.
애가 유치원 갈 정도로 크자 대학에 입학했는데 당연 학비도 동인저금.
"그치만 원고만 하고 산 것도 아냐. 이벤트에 돌아다니기도 했고 놀면서 했어"라며 보여줬던 사진에는
지금도 유명한 작가들이....
 
그치만 말야...갓 성인이 된 아가씨가 재테크했던 건 시대의 탓도 있겠지만 말야....
아무리 그래도 신간 반입이 늦을 것 같다고 은행원한테 행사장까지 책을 옮기게 했다는 게 말이 돼?
 "그 정도로 은행을 많이 이용했다는 거야" 라고 말하지만 5명씩이나 부렸다구?
휴일 새벽바람에 새파랗게 어린 아가씨의 에로책을 옮겼던 은행원 아저씨들...   



543 : 
그러고보니 나도 학비를 동인해서 번 돈으로 충당한 적 있어.
코미케가 끝난 후 1000엔짜리 700장을 은행에 가져갔더니
"대체 뭘 하신 건가요?"라며 은행원이 수상한 눈으로 쳐다봤던 적도..
하긴 평범한 대학생이 가져올만한 돈이 아니었지. 



599 : 
할멈은 아니지만 내 얘기도 들어 줄래?
지인한테 들은 얘기야. 
당시, 그 지인은 한 오오테를 쫓아다니고 있었대. 
그 오오테는 검은 옷을 좋아했고, 전신을 브랜드로 감싸던 사람이었어.
운 좋게 지인은 그 오오테와 친해져서 전화나 편지를 주고받게 되고 이벤트에 같이 가는 등
평범한 팬에서 친구, 절친한 친구의 위치까지 올라갔다고 해. 
어느날 지인의 생일날 자기 집에 트럭이 멈춰 섰대. 
무슨일인가 해서 나가봤더니 그 트럭에서 옷장이 운반되어 오더라는 거야. 
받는 사람은 내 지인, 보낸 사람은 그 오오테였어. 
그 옷장을 열어보니 옷과 가방, 구두가 들어있었대(그것도 한가득)
전부 그 오오테가 좋아했던 브랜드 제품이었어. 



601 : 
버블 말기의 슬램덩크 얘기를 들었는데
어느 정도 오오테가 되면 매상이나 발행부수로 경쟁해도 소용없기 때문에 
작가 본인의 옷, 가방, 자동차 등으로 경쟁했다고 해. 
"저 사람이 샤넬이라면 난 구찌야" 이런 거. 
절대 같은 옷을 입고 이벤트에 못 가겠다며 옷은 물론 가방과 구두까지 이벤트 때마다 새로 샀대. 



605 : 
그렇게 돈을 써도 캡틴 츠바사, 세인트 세이야, 사무라이 트루퍼 시대엔 돈이 잔뜩 남았다더군.
슬램덩크도 버블이긴 했지만 규모를 생각하면 역시 저 세 장르 시대가 버블 최전성기였다고 생각해.



608 : 
동인지 판 돈으로 롤렉스 시계를 샀어...당시 진짜 중딩이었어...



618 : 
"같은 옷은 입어선 안 된다"
이건 숨을 쉬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한 것이었어. 
특히 코미케는 브랜드 신작 발표회같았지. 
전신 샤넬은 결코 비싼 게 아니었어. 



674 : 
당시 중견이었던 제가 만든 책도 버블이었기에 가능했던 두께였다고 생각합니다. 
본문 360페이지, 표지는 5색+금은+박찍기 네 군데+그외 지정다수, 본문 풀컬러 16페이지 등등을 
2500엔에 판매하여 7000부정도 팔았습니다. 
양심적인 가격이라며 당시 많은 분들께 호평받았습니다만 
인쇄비가 권당 200엔이었다는 것은 죽어도 말씀 못 드립니다.



734 : 
예나 지금이나 듣보잡이지만 그땐 역시 버블이었어. 
부수는 500~1000부를 왔다갔다한 수준이었지만 
책 판 돈으로 부모님 모시고 유럽 일주를 했던 고딩 시절....
부모님이 좀 걱정하셨더랬지...



758 : 
부르면 달려오는 할멈이여. 모두 오랜만이구먼. 
부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당시 2~3000부는 아직 보통~중견. 끽해야 섬 가장자리.
1000이하는 듣보잡이었지. <인쇄소에서 손님 취급을 못 받았다는군
5000정도 되면 벽에 갔다가 못 갔다가
10000부정도 되면 대부분 벽이었지만. 

듣보잡도 천 단위로 찍고 그게 다 팔렸던 것이 버블의 대단함.
모두 손에 집히는 대로 책을 샀으니...



769 :
당시 중딩이었던 나. 미도리땅(주:토쿠다 미도리徳田みどり 사무라이트루퍼 초오오테)의 책을 열심히 샀었지...
B5 스웨이드 표지 전면에 결박된 토마가 금박인쇄된 책. 
본문 종이도 손이 베일 듯이 두꺼웠어.



(주 : 사무라이 트루퍼. 코미케 사상 최다 부스(90' C38 2156sp)수를 유치한 장르. 이 대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770 : 
참고로 그 책, 
다음편에서는 와인색 악어 합피에 금박 글씨 인쇄본이 나왔습니다







두번째 스레 

5 : 
버블 땐 연성러도 소비러도 선물을 참 좋아했죠.
사무라이 트루퍼로 엄청난 마이너, 최대 찍어봤자 100인 존못 고딩이었지만
신간이 나올 때마다 핑크하우스(당시 여덕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고가의 로리타 브랜드)의 원피스나 스커트, 자켓을 선물해주는 분이 계셨어요. 모두 예약도 어려울 정도로 인기 상품들 뿐.
용돈을 모아 책을 내는 정도의 레벨이었기 때문에, 매번 어떻게 답례를 하면 좋을지 머리를 싸맸던 기억이 나네요.

이벤트회장에 꽃집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그쯤이었죠.
진짜 오오테 분들은 일부러 긴자 호텔 꽃집에서 꽃다발을 만들어 가져왔다고 하지만요.



30 : 
난 고등학교 때부터 동인에 흥미는 없었지만 
손재주가 있고 그럭저럭 그림을 잘 그렸기 때문에 매번 누나 원고에 먹칠하고 톤 붙이는 걸 도와야 했어 
대학 입학 후 중고차라도 뽑아볼까 하고 책자를 보고 있었는데 
누나가 " 그거(차) 갖고싶어? 맨날 원고 도와주고 있으니까 내가 사줄까?" 라고 하더군.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진짜? 고마워♪" 라고 했더니 다음날 300만엔이 넘는 새 차를 받았어. 그것도 현금결제로 말야. 
그 때 처음으로 누나가 연수입 1000만엔이 넘는다는 걸 알았지...아아 당시의 충격을 문장으로 표현할 수가 없다.



86 :
한창 버블일 시절, 도쿄에서 동인 활동을 하던 사촌 자매의 제의를 받고 그들의 서클에서 도우미를 한 적이 있어.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칸센을 타고 상경했지. 
이벤트 전날엔 오쿠라호텔, 이벤트 다음날과 다다음날엔 요코하마의 호텔 뉴질랜드에 묵었어.
룸은 물론 스위트룸이었고 그녀들이 운전하는 고급 외제차로 이동. 그녀들이 전부 쏜 거야.
"통이 큰 사람들이구나"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구체적인 가격을 알고 난 후엔 정말 당황했어.
전부 합하면 한 번의 이벤트에 나 한 사람에게 30만엔 이상 쓴거야. 나 그 정도로 일하진 않았다구ㅠㅠ
그 후 난 수년간 동인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했는데, 
다시 이쪽으로 오고나서 처음으로 그 자매가 *A관 작가라는 걸 알았어

* 주: 하루미에서 코미케가 열렸던 시절 A관엔 오오테 중 오오테만 모여있었다. 




95 : 

하루미관에서 코미케가 열렸던 시절 인쇄소 부스에 볼일이 있어서 잠시 들렀어. 
반입중인 트럭 1대에 커다랗게 '오자키 미나미' 라는 문자가 써 있더라고.
트럭 한 대 통째로 미나미님의 반입차량인가...대체 다 팔리면 얼마나 되는 거지 하고 경악했던 기억이.



106 :
처음으로 지방에서 (도쿄로) 원정나갔을 때
시골 고딩 주제에 허영심에 1000부나 찍어버렸어. 
그런데 그게 첫날 다 팔려서 남은 건 지폐의 산! 무서웠어...처음으로 그렇게 벌었으니까.
가방에 다 안 들어가서 종이봉투에 넣어 지하철역 화장실 속에서 친구랑 지폐를 셌다.
역시 이상한 시대였지.



174 : 

소꿉친구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점점 발행부수가 뛰어 감당이 되지 않던지 부기를 배우고 있던 내게 회계를 맡겼어.
6월 이벤트에서 300부 찍었다고 꺄꺄 거리더니 10월엔 3000부를 찍더라고.
통판매상이 일주일에 30만에서 많을 땐 100만. 덧붙여 나는 알바비로 월 10만엔을 받았지.
1년정도 되자 앞마당엔 재고창고 겸 사무실 가건물이 세워졌고 2년후엔 인쇄기와 자동차를 사더라.
하지만 아직 16살이었기 때문에, 이벤트때마다 운전수를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오빠한테 사줬대.
그리고 코미케 전에는 나를 포함하여 우리코(판매 도우미)와 작가 본인 총 10명 정도가 모여 백화점으로 갔어. 
위부터 아래까지 좋아하는 브랜드 옷을 사줬지.

지방 원정 땐 16,17살짜리 어린 여자애들끼리 "삿포로에 가자. 돈 준비해둬." "50만엔이면 될까?" 하고 얘길 나눴으니 말야. 
내가 했던 일이지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시대였어. 



185 : 

174 나와 비슷한 나이일까.
나도 지방민이었지만 비슷했어.
혼자 원고하고 싶지 않다며 고베에 사는 동인친구가 아이치에 있는 우리 집까지 밤에 택시를 타고 왔었지.
고등학생 때가 가장 부자였어. 
참고로 고등학교 때부터 10년 정도 동인생활로 번 돈은 억 가까이.

(중략) 

부수가 확 늘었던 시기엔 같은 책을 매달 삼천부씩 재판했던 걸로 기억해.
신간은 월 2권 이상. 코미케 때는 4,5권.
동인 3주년 기념으로 여태까지 그린 원고 장수를 세어봤더니 10000장 정도 됐었나. 
연간 3000장, 월 200~300장은 그렸던 셈이네.
지금은 한달에 20장 그리는 것도 기적에 가까운..



266 :

십수년전에 오사카 이벤트에 놀러온 도쿄 존잘님과 옆 부스라 친해졌어.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교토시내에 살고 있었는데, 이벤트 다음날 
존잘님과 그 지인 몇 명이 교토 관광을 하고 싶으니 안내를 해달라 하더라고.
시내를 산책하던 중 한 분이 기모노를 보고 싶다고 했어. 다들 같은 나이고 내년엔 성인식이라더라고.
기왕 안내하는 거, 초 고급 기모노 가게로 안내했지.
물론 가게에선 여대생 그룹 따위 눈구경하러 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접객도 해주지 않았어.
"아 이 기모노 귀엽다." 고 가리킨 기모노에 점원이 부른 가격은 150만엔. 일반 여대생이라면 거기서 나갔겠지.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단 말투로 "꽤 싸네, 사야지!" 라고 말하며 갖고있던 가방에서 바로 현금을 꺼내 결제. 
갑자기 사장이 나와 인사하고 교토역까지 배웅해줬어.
놀란 내가 굉장하네요 라고 말하자 "하지만 ##님은 건물 세웠고 $$님은 크루저를 샀는 걸. 난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369 : 
버블이라...엄청 비싼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
오오테는 아니고 중간 정도였지만 큰 이벤트 때는옷이나 가방 그 외 선물들로 서너박스는 나왔어. 
지방에 살기 때문에 꽃다발은 다 버렸지만 한번은 파란색이 감도는 진귀한 장미꽃을 받았는데 
가지고 가고 싶어서 꽃다발만 하루미에서 니이가타까지 택시로 보냈던 적이 있어.
엄마가 택시에 꽃다발만 타고 있는 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하더라.



437 : 
만화를 그리고는 있었지만 동인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 
친구 인맥으로 한 오오테의 어시스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코미케를 위해 빌린 도심의 위클리 맨션에 여자 5명. 
하루 세 끼 식사+10시와 3시에 나오는 과자는 전부 이세탄이나 타카시마야(일본 고급 백화점). 
입고가 끝나면 바로 아오야마의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쫑파티. 일주일에 10만엔씩 받았습니다.
그렇게 몇 번 어시로 갔었는데, 시골에서 자라 멋이라곤 부릴 줄 모르던 제가 걱정됐던 걸까요. 
존잘님이 저를 신주쿠로 데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싼 옷을 사주시더니 단골 미용실에서 변신을 시킨 다음 시바우라에 있던 GOLD(당시의 초 인기 클럽)에 데려가줬어요.

"●●(수 캐릭터 이름)를 아름답게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만큼의 열정을 자신에게 쏟으면 
여자는 얼마든지 예뻐질 수 있단다." 

라는 말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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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때를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버블시대는 들으면 들을수록 대단하네요 나중에 잃어버린 30년이 왔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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